'현타 왔다'라는 말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현타'라는 말이 인지부조화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현타라는 말을 검색해 보았다. 헛된 꿈이나 망상에 빠져 있다가 자신이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라고 되어있다.
인지부조화는 자신의 신념 두 가지 이상이 겹칠때 나타나는 정신적 스트레스 또는 불편한 경험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흡연에 대해 인지 부조화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여기서 이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갈등은 두 가지 일 것이다. 흡연은 몸에 좋지 않다 는 생각과 흡연은 즐겁다는 생각이다. 이 두 가지 신념이 충돌하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인지부조화의 정확한 개념이다.
그럼 이사람은 왜 불편함을 겪게 되는 것일까? 우리의 뇌는 정보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단순함을 매우 좋아한다. 생각해 보자 복잡한 산수의 계산보다 우리는 익히 알고 있는 1+1=2라는 단순한 수식을 일반적으로 좋아한다. 새로운 내용을 창작하는 것보다 기존에 있었던 내용을 받아들이는걸 더 선호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하고 즐긴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분야의 욕구가 있을 때만 그런 생각이 드는 것뿐이다. 밥을 먹을 때 항상 새로운 방법으로 먹어야 하고 용변을 볼 때 우리가 알고 있는 화장실 루틴이 아닌 다른 루틴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것마저도 새로운 게 좋다고 말한다면. 사과드리겠다. 내가 설명할 수 있는 능력에서 벗어난 것 같다.
인지부조화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면 단순함을 원하는 뇌는 재빠르게 사실을 축약하려고 할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정말 잘 알고 있는 방어기제 중에 하나인 자기 합리화가 나온다. 자기 합리화는 인지부조화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을 극복하려는 뇌의 한 가지 스킬 정도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뇌에서 자기합리화에 이르는 과정을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해 보겠다.
오늘도 출근을 위해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전신거울 앞에 섰다. 옷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유는 단번에 알 수 있다. 주체할 수 없는 살 때문이다. 안 그래도 출근하기 싫은 이른 아침 매일매일 같은 문제로 스트레스받는다. 사람들의 시선은 나에게 고정돼 있는 것 같고 내 살들을 조롱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집단 사회에서 배제될 것 같은 불안감). 매사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무기력 해진다(자존감 상실, 우울증).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나만의 친구가 있는데 그건 바로 맥주와 배달음식이다. 맥주의 시원한 청량감은 재빠르게 나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고 딱 봐도 기름기가 자글자글한 배달음식을 한입 베어무는 순간 그 순간만은 살아 있음을 느끼고 행복하다(도파민 중독). 배도 부르고 기분이 좋으니 잠이 온다.
다음날 아침 퉁퉁 부은 얼굴로 체중계에 올라갔다 이런!! 2kg이 더 올라 가있다. 이제 지긋지긋 하다.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회사에서 먹던 당분 많은 간식들도 모두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면서도 내면의 나는 두 명이 되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인지 부조화). 회사에서는 잘 넘겼다. 하지만 가장 큰 전투가 남았으니 바로 퇴근 후 혼자 있는 집이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동네 피트니스 센터에 연간 회원으로 등록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다이어트 식단대로 식사를 마쳤다. 전혀 먹은 것 같지 않다. 운동까지 해서인지 더욱 배가 고프고 현기증이 나고 짜증이 밀려왔다(스트레스로 인한 코르티솔 분비). 나의 내면 속 두 명은 목소리의 크기가 처음엔 비슷했다. 하지만 점점 더 큰 목소리가 누구인지 알 것 같다. '배달음식을 시켜라!! 그러면 금방 편해지는데 왜 바보처럼 그렇게 괴로워하느냐! 그러지 말고 내일부터 해라! 오늘 하나 내일 하나 몸무게의 차이는 없을 것이다.'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하며 결심한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하기로 하고 배달앱을 켜고 주문을 완료하였다. 자신의 결정에 만족하며 오늘은 회사에서 힘들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할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자기 합리화). 그렇게 힘이 없고 움직이기도 싫었는데, 맥주를 사기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도파민 분비로 인한 동기부여).
위의 이야기는 어떤 사건에 의해 내면적 갈등이 발생 했을때 뇌에서 주는 반응과 자기 합리화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해 본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매일매일 하고 있는 행동들이다. 우리가 잘못된 건 아니다. 너무도 당연한 인간의 본성에 충실했을 뿐인 것이다. 잘못이라고 한다면 진화가 덜된 인간의 뇌가 잘못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자기 합리화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 합리화를 극복하는 순간 우리의 가치가 완전히 변하고 삶의 질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성장'이라는 단어다. 위의 이야기에서 보자면 이야기의 주인공이 내일부터 다이어트를 하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인내력을 발휘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예쁘고 건강한 몸으로 인한 자신감과 자존감 회복, 체력의 상승 등 지금보다 성장했을 거란 이야기다.
오늘은 인지부조화 속에서 자기합리화가 되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스토리로 설명을 해봤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기 합리화는 우리를 지키려는 방어기제에서 나타난다. 지난 포스팅 때도 언급했지만 원시인간의 뇌는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와는 너무 맞지 않다. 이걸 의식적으로 극복하는 습관을 들여 뇌를 속여야 한다. 사실 아직까지 나도 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심리학과 뇌과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 역시 이런 원시인류의 뇌에 저항하기 위해서이고 그런 습관을 통해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역시 성장의 힌트를 얻고 원하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던 그런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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